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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제389호 - 스승과 제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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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86회 작성일 23-09-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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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식 대구한의대학교 미래라이프융합대학 교수

요즘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에서는 교육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와 관련된 기사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학부모의 지나친 민원 때문에 선생님들이 자살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고 개탄스러운 사회현상이 아닐 수 없다. 스승이 없으면 그 사회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으로 진정한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에 대해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조선시대 어린이용 한자 교학서인 『훈몽자회』에 보면 스승은 ‘사승(師僧)’에서 온 말로서, ‘스승’의 본뜻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란 뜻만이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도 가르치는 정신적인 선생님을 가리키는 말로 쓰여 왔다.

따라서 ‘스승과 제자’라는 말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관계인 동시에 서로를 배우고,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관계다. 스승은 부모 다음으로 존경의 대상으로 여겨 왔다. 그 예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명언으로,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사랑해야 한다(애머슨)”, “선생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게 하는 사람이다(루소) 등이 있다. 이러한 명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관계다. 지금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아동보호법, 아동학대법, 교권보호 등 스승과 제자 사이에 학부모가 지나치게 개입하고 , 교육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현실이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스승과 제자 간의 문제도 핸드폰이라는 작은 통신수단이 학교 안에 유입되어 촬영(사진, 영상), 녹음 등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면서 학교생활이 너무 쉽고 가감 없이 외부에 공개되고 있는가하면 교육 본질에 입각한 학교 내 사정들조차 무시당하는 경우도 많다.

예전에 한 홀어머니가 자녀를 학교에 맡기면서 “선생님, 우리 아이가 싹수가 보이면 이 싸리회초리가 모두 부러질 때까지 때려서라도 가르쳐 주시고, 그러지 않다 생각되면 한 대도 때리지 마세요”하며 싸리회초리를 한 다발 같이 맡겼다는 일화가 있다. 이처럼 예전에는 대부분 학창시절에 선생님에게 훈계나 종아리 등 맞아본 경험이 있지만, 사랑의 매라고 인식하며 덕분에 우리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위로를 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선생님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눈치를 보고 심지어는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학부모에게 시달려 자살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으니, 이러한 교육현장의 문제를 또 어찌 바로 잡아야 할지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막막한 심정이 든다. 과거 우리의 학창시절에 선생님은 최고의 존경과 존중의 대상이었다.

필자의 중학교 은사님 중 한 분은 가난했던 우리를 위해 영화관 사장을 찾아가 “제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영화 한번만 보여주셔요”라고 부탁하셨다. 그 당시 가난했던 우리들은 꿈도 못 꾸었을 영화였지만, 선생님의 용기와 제자사랑 덕분에 처음으로 “지그프리드”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는 안개가 자욱한 태평양의 섬을 주인공이 찾아가는 모험영화였는데, 아름다운 야자수 나무와 폭포, 해변 등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에 천국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를 보고난 후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정말 저런 곳이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선생님은 “물론 있지”라시며 “ 비록 가난하지만 지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면 장학금으로 좋은 대학에도 갈 수 있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돈을 벌면 얼마든지 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들을 구경할 수 있다”고 말해주셨다. 우리들은 그때부터 새로운 꿈이 생겼고, 더 공부를 열심히 했기에 현재 모두 나름대로 의 훌륭한 삶을 잘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된다.

필자도 20년전 16년간의 회사생활을 마무리하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신에게 맹세한 바 있다. “난 이제부터 월급 몇푼이나 받는 월급쟁이가 아니다. 나는 스승의 길을 갈 것이다. 진정으로 제자들을 사랑하고 제자들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나의 모든 지식과 경험, 인맥과 능력을 동원하여 제자들의 성장을 도울 것이다” 라고 말이다. 아마 이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도 처음 교사로 임용되었을 때의 그 다짐을 가지고 평생 사명감 하나로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학부모들의 이기심으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마음에서 포기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선생님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끈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두손 모아 선생님들의 사랑과 헌신을 응원해야 할 것이다.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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