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394호-지방은행 위기와 해결방안 > 산학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드메뉴 열기

산학칼럼 HOME

통권 제394호-지방은행 위기와 해결방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2회 작성일 24-02-27 19:17

본문

김경호  계명대 교수

지방은행은 많은 우려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경영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외관적으로 보이는 긍정적인 단기 실적과 달리 지방은행의 위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지방은행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방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절대적 고객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대상 대출 비중을 60% 이상 할당해야 하는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행 등장 역시 금융시장에서 지방은행의 영향력을 계속 감소시키고 있다.

단기적으로 좋은 실적 이면에는 지방은행의 장기적 문제가 다수 존재한다. 유사한 문제를 먼저 경험한 해외 지방은행의 위기 극복사례를 알아보는 것은 해결책을 찾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첫째, 타사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일본의 지방은행들은 적극적 협업으로 경영난을 타개하려 노력하고 있다. 치쿠보은행은 인터넷 증권사인 SBI 홀딩스와 공동점포를 개설했으며, 치바은행과 무사시노은행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영에 도움이 된다면 다양한 업체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것이 지방은행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

둘째,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금융 디지털화에는 큰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지방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쉽지 않다. 요코하마은행·교토은행 등 일본 18개 지방은행은 공동으로 NTT 데이터사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지방은행 규모를 고려할 때 다수의 지방은행이 공동으로 디지털 전환하는 것은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셋째, 해외 판로개척을 지원해야 한다. 2020년 일본 야마구치 파이낸셜그룹과 미치노쿠은행 등 지방은행들은 신흥국가에 거점 은행을 함께 개설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해외 지점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려는 지방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지방은행은 해외 진출 희망 기업을 지원하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한다.

넷째,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독일의 GLS은행과 움벨트은행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은행으로 예금과 대출 모두에서 주거·교육·사회·환경 등 다양한 영역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할 수 없는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이 제공한다면 성장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의 지역재투자법(CRA)은 금융기관의 지역 내 재투자를 장려할 목적으로 제정됐다. 대형은행이 유망한 투자처가 있더라도 일정 금액은 예금과 투자자금을 유치한 지역사회에 대출해야만 한다. 이때 대형은행이 지역에서의 모든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 금융기관은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해외 지방은행은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은행들 역시 기존 방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방은행의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 역시 요구된다. 정부기관은 지방은행이 지역에서 생존해 지역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정책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울 필요가 있다.

영남일보  10월 24일자에서 발제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달의 웹진 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