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395호 -물질만능시대 행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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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21회 작성일 24-03-29 14:09본문
김한식 대구한의대학교 미래라이프융합대학 교수
3월 들어 날씨가 따뜻하니 마트나 백화점에도 부쩍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매장에는 이제 계절과 상관없이 온갖 과일과 채소가 나오고 심지어, 수만킬로 떨어진 외국에서 온 농산물이나 과일도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또, 인터넷으로 외국 물건도 무엇이든 쉽게 구입 가능하니, 현대는 그야말로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물질 만능의 시대가 도래된 것 같다. 물론 적절한 돈은 매우 필요하지만, 인간이 돈만 많다고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존재일까?
필자의 지인 중 형과 동생끼리 10년째 서로 연락을 끊고 남남으로 살고 있는 안타까운 분이 있다. 부모님의 유산문제로 형제끼리 큰 싸움을 했고 그로 인한 감정의 상처 때문에 아직 서로 연락을 끊고 산다고 한다. 참 돈이 무어길래 세상에 둘도 없는 형제의 사이까지 갈라놓는가? 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는 서로 아껴주고 위해주는 마음으로 자랐을텐데, 그 분을 보면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감동적 사례도 있다. 가난한 시골에서 자란 10년 터울 두 형제가 있었다. 동생이 어릴 때는 농사일 하는 부모님 대신 형이 동생을 돌보았고, 동생은 커가면서 가난 때문에 힘들게 공부한 형의 이야기를 자주 듣고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어느 추운 겨울날 어린 동생의 손을 잡고 논두렁길을 걸으며 형은 이야기 했다. 어렵게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회사에 들어갔지만 고졸 학력을 극복하고 싶어 주경야독으로 야간대학에 들어갔고, 회사의 눈치를 보며 야간대학을 가는데 저녁 먹을 시간이 없어 빵 한조각으로 떼웠더니, 너무 배가 너무 고파 만원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쓰러질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형의 얘기였다.
그 때, 동생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없이 울며, "내 반드시 성공해서 우리 집안을 일으키고 형의 눈에도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할거야"라며 맹세했다고 한다. 이후 형은 대졸 학력으로 새로운 회사로 취업해 최연소 생산부장으로 승승장구했고, 동생도 열심히 공부하여 우수한 실력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해 설명절 전날, 형은 동생을 데리고 회사로 가더니 들고 간 명절 음식으로 공장입구에 조그만 상을 차린 후, 한해동안 사고 없이 공장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서 공장을 향해 절을 했다고 한다. 명절 연휴라 아무도 없는 공장에서, 본인이 사장도 공장장도 아니고 겨우 과장에 불과한데도, 우리 공장 사고없이 잘되기를 바란다며 절을 하는 형의 모습을 본 동생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후에도 매년 형의 이런 행동은 계속되었고, 형의 주인정신 행동을 지켜보며 배웠던 동생도 이후 회사생활을 주인의 생각과 행동으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 후 형은 최연소 생산부장으로 승진하며 회사에 수십억의 이익도 창출했지만, 가난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회사를 그만 두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사업을 시작했지만, 하필 IMF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에 서고 말았다.
그 즈음 동생도 대학졸업 후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 입사한 상태여서, 형을 보증하게 되었고 그 문제로 급여압류를 당하는 등 함께 어려움에 처하였으나 형이 우선이었다. 왜냐하면, IMF 당시에는 사업실패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동생은 형을 찾아가 위로하며, "힘내 형! 돈은 또 벌면 되잖아. 형이 죽으면 나도 죽고 형이 밥을 굶으면 나도 굶겠으니, 제발 힘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후,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대기업에 근무하는 동생앞으로 들어온 많은 부조금을 모두 형에게 주었고, 오랜 기간 어린 조카들의 학자금 대출까지 모두 해결해 주었다고 한다. 그 후 형 역시 어려운 가운데서도 삶에 굴복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현재는 잘 살고 있으며, 동생 역시, 급여압류라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다가, 현재는 모 대학의 교수로 22년 째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 단 한번도 형에게 과거의 돈 얘기를 꺼낸 적도 없고, 대기업에 다니는 조카에게도 학자금 대출 얘기를 해본 적도 없다 하니, 돈보다도 사랑과 우애를 우선시한 모범적인 형제의 이야기인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사례를 통해 필자는 "돈 잃고 사람까지 잃는 짓은 하지 말라"는 옛 어머님 말씀이 떠오른다. 또, 아버님은 "부자라고 하루에 밥을 네 번 이상 먹지 않는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형제간의 우애고 사랑이다"라고 늘 말씀하셨다. 요즘 주변에서 쉽게 전해지는 형제간의 금전 다툼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괜한 걱정과 함께 돌아가신 부모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된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톨스토이도 인간은 사랑의 힘으로 산다고 했는데, 물질만능의 시대에 삶에서 가장 소중한 행복조건은 분명 돈보다 사랑이라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출저: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3.28 발제
3월 들어 날씨가 따뜻하니 마트나 백화점에도 부쩍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매장에는 이제 계절과 상관없이 온갖 과일과 채소가 나오고 심지어, 수만킬로 떨어진 외국에서 온 농산물이나 과일도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또, 인터넷으로 외국 물건도 무엇이든 쉽게 구입 가능하니, 현대는 그야말로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물질 만능의 시대가 도래된 것 같다. 물론 적절한 돈은 매우 필요하지만, 인간이 돈만 많다고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존재일까?
필자의 지인 중 형과 동생끼리 10년째 서로 연락을 끊고 남남으로 살고 있는 안타까운 분이 있다. 부모님의 유산문제로 형제끼리 큰 싸움을 했고 그로 인한 감정의 상처 때문에 아직 서로 연락을 끊고 산다고 한다. 참 돈이 무어길래 세상에 둘도 없는 형제의 사이까지 갈라놓는가? 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는 서로 아껴주고 위해주는 마음으로 자랐을텐데, 그 분을 보면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감동적 사례도 있다. 가난한 시골에서 자란 10년 터울 두 형제가 있었다. 동생이 어릴 때는 농사일 하는 부모님 대신 형이 동생을 돌보았고, 동생은 커가면서 가난 때문에 힘들게 공부한 형의 이야기를 자주 듣고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어느 추운 겨울날 어린 동생의 손을 잡고 논두렁길을 걸으며 형은 이야기 했다. 어렵게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회사에 들어갔지만 고졸 학력을 극복하고 싶어 주경야독으로 야간대학에 들어갔고, 회사의 눈치를 보며 야간대학을 가는데 저녁 먹을 시간이 없어 빵 한조각으로 떼웠더니, 너무 배가 너무 고파 만원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쓰러질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형의 얘기였다.
그 때, 동생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없이 울며, "내 반드시 성공해서 우리 집안을 일으키고 형의 눈에도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할거야"라며 맹세했다고 한다. 이후 형은 대졸 학력으로 새로운 회사로 취업해 최연소 생산부장으로 승승장구했고, 동생도 열심히 공부하여 우수한 실력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해 설명절 전날, 형은 동생을 데리고 회사로 가더니 들고 간 명절 음식으로 공장입구에 조그만 상을 차린 후, 한해동안 사고 없이 공장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서 공장을 향해 절을 했다고 한다. 명절 연휴라 아무도 없는 공장에서, 본인이 사장도 공장장도 아니고 겨우 과장에 불과한데도, 우리 공장 사고없이 잘되기를 바란다며 절을 하는 형의 모습을 본 동생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후에도 매년 형의 이런 행동은 계속되었고, 형의 주인정신 행동을 지켜보며 배웠던 동생도 이후 회사생활을 주인의 생각과 행동으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 후 형은 최연소 생산부장으로 승진하며 회사에 수십억의 이익도 창출했지만, 가난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회사를 그만 두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사업을 시작했지만, 하필 IMF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에 서고 말았다.
그 즈음 동생도 대학졸업 후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 입사한 상태여서, 형을 보증하게 되었고 그 문제로 급여압류를 당하는 등 함께 어려움에 처하였으나 형이 우선이었다. 왜냐하면, IMF 당시에는 사업실패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동생은 형을 찾아가 위로하며, "힘내 형! 돈은 또 벌면 되잖아. 형이 죽으면 나도 죽고 형이 밥을 굶으면 나도 굶겠으니, 제발 힘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후,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대기업에 근무하는 동생앞으로 들어온 많은 부조금을 모두 형에게 주었고, 오랜 기간 어린 조카들의 학자금 대출까지 모두 해결해 주었다고 한다. 그 후 형 역시 어려운 가운데서도 삶에 굴복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현재는 잘 살고 있으며, 동생 역시, 급여압류라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다가, 현재는 모 대학의 교수로 22년 째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 단 한번도 형에게 과거의 돈 얘기를 꺼낸 적도 없고, 대기업에 다니는 조카에게도 학자금 대출 얘기를 해본 적도 없다 하니, 돈보다도 사랑과 우애를 우선시한 모범적인 형제의 이야기인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사례를 통해 필자는 "돈 잃고 사람까지 잃는 짓은 하지 말라"는 옛 어머님 말씀이 떠오른다. 또, 아버님은 "부자라고 하루에 밥을 네 번 이상 먹지 않는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형제간의 우애고 사랑이다"라고 늘 말씀하셨다. 요즘 주변에서 쉽게 전해지는 형제간의 금전 다툼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괜한 걱정과 함께 돌아가신 부모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된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톨스토이도 인간은 사랑의 힘으로 산다고 했는데, 물질만능의 시대에 삶에서 가장 소중한 행복조건은 분명 돈보다 사랑이라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출저: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3.28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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