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397호 - 5월에 생각하는 가정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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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56회 작성일 24-05-31 11:43본문
김한식 대구한의대학교 미래라이프융합대학 교수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수레의 두 바퀴를 부모라치면/ 이끌어 주시는 분 우리 선생님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가정의 달'이다. 온 세상이 초록 풍경으로 바뀌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인 5월, TV에서는 감동의 노래가 연일 울려퍼지고 있다. 5월 5일 '어린이 날', 5월 8일 '어버이 날' 그리고, 5월 15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연이어 열리고 있는 것이다. 5월 15일은 또한 세계 각국이 기념하는 '가정의 날'로써, 1994년부터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세계 모든 가정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우리나라 역시 1994년부터는 5월 15일 가정의 날을 기념하는 여러가지 행사도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어릴적에는 학교나 사회 전반에서 가정과 가족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해왔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훈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많았고, 학교에서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통해 자신과 가정을 먼저 잘 다스려야 사회에서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가르쳤다. 조상 대대로 유교사상을 기반으로 예의를 중시해온 동방예의지국의 대한민국에서는 그만큼 가족이 소중하고 가정교육 또한 중요시되고 강조되었던 것이다. 필자 역시, 성장하는 동안 사회나 부모로부터 남자는 당연히 직장을 가져야 하고,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 하며,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가족을 먼저 돌보아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21세기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금전 문제 등으로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간에 가정폭력이나 다툼이 일어나고, 가정의 소중함이 무너지는 사례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가정의 소중함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서로의 사랑과 희생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일텐데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한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한 필자의 부모님에 대한 얘기를 한번 해보고자 한다. 우리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생김새와 성격도 흡사했다고 하는 데, 유전인지 모르지만 필자의 두 아들도 쌍둥이다. 아버지는 4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는데, 3분 먼저 태어난 형은 집안의 장남이라는 이유로 초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차남인 아버지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17세 된 해 마을에 큰 흉년이 들었고, 쌍둥이 형제는 돈을 벌기 위해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온갖 고생 끝에 일본에서 자리를 잡고 결혼도 하였으나, 큰아버지가 일본군에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하게 되면서, 가난한 부모로부터 교육이나 재산하나 물려받지 못한 아버지였지만, 졸지에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아버지는 집안의 혜택은 하나도 받지 못한 차남이었으나, 부모님을 봉양하고 7남매를 키우면서 어린 동생들까지 모두 시집장가 보내는 등 책임을 모두 떠맡은 삶을 평생동안 살았던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내가 초등학교만이라도 졸업했더라면..."하고 혼자말로 중얼거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러한 아버지의 희생 덕분에 지금도 우리 집안 가족들은 사촌 형제들과 함께, 물질적인 풍요보다 가족간의 사랑과 우애를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 역시 9남매의 장녀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다 차남인 아버지에게 시집왔지만, 하루아침에 집안의 맏며느리가 되어 참으로 힘든 삶을 살아오셨다. 더군다나, 대동아전쟁 때 돌아가신 큰아버지의 딸도 함께 키우며 말 못할 고생을 했으나, 어머니는 어떤 경우에도 형제간의 차별을 금하고 오직 희생과 배려의 실천정신을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신 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는 5월만 되면 유독 "나에게 있어 가정이란 어떤 의미일까? 나는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모든 희생과 노력을 다하고 있는가? 나의 이기심으로 가족들에게 상처준 일은 없었는가?"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 행복한 가정이란 누군가의 희생 위에 핀 하얀 장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 들어 가정을 꾸리기도, 부모 노릇, 자식 노릇 하기도 참으로 힘들다고 한다. 진정한 부모란 모름지기 가르침과 삶이 자식들에게 모범이 되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하지만, 세상의 가치관이 워낙 급변하고 세대별 차이도 많은 터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근본적으로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사랑과 헌신으로 가족을 보살피는 삶은 우리 사회에서 더욱 존경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정이 화목해야 사회가 화합하고, 나아가 국가의 힘이 강해진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면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나라 각 가정이 부디 사랑과 헌신으로 화합하며 행복하기를 빌어본다. 한 가정의 가장이요 부모로서 사랑과 헌신, 배려로 가정을 이끌어가겠다는 나의 다짐과 함께 말이다.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수레의 두 바퀴를 부모라치면/ 이끌어 주시는 분 우리 선생님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가정의 달'이다. 온 세상이 초록 풍경으로 바뀌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인 5월, TV에서는 감동의 노래가 연일 울려퍼지고 있다. 5월 5일 '어린이 날', 5월 8일 '어버이 날' 그리고, 5월 15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연이어 열리고 있는 것이다. 5월 15일은 또한 세계 각국이 기념하는 '가정의 날'로써, 1994년부터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세계 모든 가정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우리나라 역시 1994년부터는 5월 15일 가정의 날을 기념하는 여러가지 행사도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어릴적에는 학교나 사회 전반에서 가정과 가족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해왔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훈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많았고, 학교에서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통해 자신과 가정을 먼저 잘 다스려야 사회에서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가르쳤다. 조상 대대로 유교사상을 기반으로 예의를 중시해온 동방예의지국의 대한민국에서는 그만큼 가족이 소중하고 가정교육 또한 중요시되고 강조되었던 것이다. 필자 역시, 성장하는 동안 사회나 부모로부터 남자는 당연히 직장을 가져야 하고,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 하며,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가족을 먼저 돌보아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21세기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금전 문제 등으로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간에 가정폭력이나 다툼이 일어나고, 가정의 소중함이 무너지는 사례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가정의 소중함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서로의 사랑과 희생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일텐데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한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한 필자의 부모님에 대한 얘기를 한번 해보고자 한다. 우리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생김새와 성격도 흡사했다고 하는 데, 유전인지 모르지만 필자의 두 아들도 쌍둥이다. 아버지는 4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는데, 3분 먼저 태어난 형은 집안의 장남이라는 이유로 초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차남인 아버지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17세 된 해 마을에 큰 흉년이 들었고, 쌍둥이 형제는 돈을 벌기 위해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온갖 고생 끝에 일본에서 자리를 잡고 결혼도 하였으나, 큰아버지가 일본군에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하게 되면서, 가난한 부모로부터 교육이나 재산하나 물려받지 못한 아버지였지만, 졸지에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아버지는 집안의 혜택은 하나도 받지 못한 차남이었으나, 부모님을 봉양하고 7남매를 키우면서 어린 동생들까지 모두 시집장가 보내는 등 책임을 모두 떠맡은 삶을 평생동안 살았던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내가 초등학교만이라도 졸업했더라면..."하고 혼자말로 중얼거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러한 아버지의 희생 덕분에 지금도 우리 집안 가족들은 사촌 형제들과 함께, 물질적인 풍요보다 가족간의 사랑과 우애를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 역시 9남매의 장녀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다 차남인 아버지에게 시집왔지만, 하루아침에 집안의 맏며느리가 되어 참으로 힘든 삶을 살아오셨다. 더군다나, 대동아전쟁 때 돌아가신 큰아버지의 딸도 함께 키우며 말 못할 고생을 했으나, 어머니는 어떤 경우에도 형제간의 차별을 금하고 오직 희생과 배려의 실천정신을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신 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는 5월만 되면 유독 "나에게 있어 가정이란 어떤 의미일까? 나는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모든 희생과 노력을 다하고 있는가? 나의 이기심으로 가족들에게 상처준 일은 없었는가?"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 행복한 가정이란 누군가의 희생 위에 핀 하얀 장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 들어 가정을 꾸리기도, 부모 노릇, 자식 노릇 하기도 참으로 힘들다고 한다. 진정한 부모란 모름지기 가르침과 삶이 자식들에게 모범이 되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하지만, 세상의 가치관이 워낙 급변하고 세대별 차이도 많은 터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근본적으로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사랑과 헌신으로 가족을 보살피는 삶은 우리 사회에서 더욱 존경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정이 화목해야 사회가 화합하고, 나아가 국가의 힘이 강해진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면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나라 각 가정이 부디 사랑과 헌신으로 화합하며 행복하기를 빌어본다. 한 가정의 가장이요 부모로서 사랑과 헌신, 배려로 가정을 이끌어가겠다는 나의 다짐과 함께 말이다.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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